독서 리뷰

명절이 오기 전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 '며느라기'

룩빳 2020. 9. 18. 21:57

세대통합을 주제로 하는 소모임에서 '며느라기'를 읽기로 했다. 내가 읽기로 한 파트는 아니지만 도서관에 있더니 읽으라는 것처럼 떡하니 비치되어 있어서 도서관에서 단숨에 읽게 됐다. 나는 이런 책을 잘 모르는데, 멋진 친구들 덕분에 좋은 책들을 하나씩 섭렵해가는 기분이 든다. 내 자존감도 높여주고 반짝반짝 빛나는 친구들! 언젠가는 지금 진행하고 있는 소모임에 대한 글도 한편 써야겠다.

 

며느라기

저자: 신지수

 

[며느라기 (신지수 저)]는 원래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통해 연재했던 웹툰이라고 한다. 공감하는 독자들이 많아서 그런지 이렇게 책으로 출판까지 하게 된 것 같은데, 이런 공감층을 담담하게 이끌어낸 작가님이 대단하다.

 

 

책의 이야기와 구조는 굉장히 간단하다. 여자 주인공이 오랫동안 만난 남자친구와 결혼을 한뒤 예쁨받는 며느리가 되고자 하는 주인공 '민사린'의 이야기, 아니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예쁨받는 며느리'가 되고자 하는 그 노력에서부터. 사실 예쁨, 사랑은 누구나 다 받고 싶어하는 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사랑받고 예쁨받기 위한 행동들을 누군가는 당연히 여기고 거기서 괄시가 시작된다면 문제가 된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예쁨받기 위해서 시어머니의 생일상을 새벽부터 차리고, 명절에도 꼬박꼬박 시중을 나르고...... 모든 시댁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하는 걸까? 

 

 

진짜 이런 얘기하는 사람들 보면 주먹을 날리고 싶다. '여성 상위 시대?' 자기들이 겪어나 보고 그런 말들을 하는지,,, 나도 나 자신을 지키지 못했던 기억들이 있다. 가장 오래전의 기억은 중학교 1학년. 1학년이 끝나가는 겨울쯤에 발목을 다쳐서 기브스를 했고 체육시간에 참여하지 못했다. 활동에 참여하지도 못하고 차가운 강당에 우두커니 있었는데, 그걸 본 체육 선생님이 체육선생님 전용 교무실같은 곳에 데려가서 따뜻하게 몸을 녹이라고 했다. 몸을 녹이는 것은 좋았다. 그런데 선생님이 감을 깎고 계셨다. 날 보면서 '금주도 신부수업 받아야지? 네가 감 좀 깎아라'라고 말했다. 난 또 그걸 좋다고 깎았다. 선생님들의 '예쁨'을 받는 줄 알고. 정말 바보였다. 그 뒤의 말들은 신부수업, 여자가 어쩌고 저쩌고... 이런 말들이 계속 이어졌다. 결혼하기 좋게 생겼다. 참하다. 중학교 1학년, 고작 14살의 아이에게 그런 말들을 하고 싶었을까? 발목 다쳐서 몸 녹이라고 들어가라고 했던 교무실인데 마지막엔 깎은 감 본 건물 선생님들에게 갖다주라면서 그 계단을 오르게 했다. 난 그 때 왜 거절하지 못했을까? 거절하지 못한 내 자신에게도 화가 나지만 그 순간 나에게 그런 말들을 했던 선생들이 정말 싫다. 밉다. 

 

이 책을 읽다보니 중학교 1학년 때 겪었던 이런 이야기부터 대학교 1학년 여름합숙에 갔을 때 성추행 당했던 이런저런 일들이 생각이 났다. '우리'만 아는 이 고통. 그 '우리'에 남성들은 포함될까? 

 

성으로 이분화하는 것은 우리가 '지양'해야될 일이며 '평등'은 '지향'해야 될 일이다. 이런 책들이 사회변화를 일으키는 작은 물결들이 되어 더 나은 세대가 되길 바랄 뿐이다. 

 

 

 

 

 

 

이거는 작가님 인스타그램인 것 같은데, 궁금하신 분들은 한번 들어가 보길!

www.instagram.com/min4r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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